멸종 위기 동물 - 고라니(물사슴, 보노루, 복작노루)獐子 | Water deer

 

학명
Hydropotes inermis
Swinhoe, 1870
분류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포유강(Mammalia)

우제목(Artiodactyla)

사슴과(Cervidae)

고라니속(Hydropotes)

고라니(H. inermis)


 

고라니는 우제목 사슴과 포유류로, 멧돼지, 노루, 너구리, 족제비, 삵, 다람쥐, 청설모, 등줄쥐와 함께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주요 야생동물이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전후까지만 해도 '보노루'란 말이 널리 쓰였고 '고라니'는 일부 지방에서 쓰이는 방언이었다. 그 흔적을 이상오의 한국야생동물기(수렵비화)에서 찾을 수 있다.

화석상의 기록으로는 300만년경 베이징 부근 지역에 있는 플라이스토세 중기 지층에서 발견된 것이 최초이라고 한다.


체장은 75-100cm, 체중은 8-14kg 정도로 한국의 사슴들 중 가장 작다. 꽃사슴과 같은 흰 반점형 무늬는 어미의 젖을 먹는 생후 3개월까지만 볼 수 있다. 수컷은 뿔이 없는 대신 큰 송곳니가 입 밖으로 돌출되었다. 다른 포유류와는 달리 이 이빨을 저 혼자 움직일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과시행동을 하거나 서열 다툼이나 암컷을 둔 결투를 하기도 한다. 암컷 고라니도 짧아서 겉으로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입 안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있다. 송곳니 때문에 영미권에서는 뱀파이어 사슴(Vampire deer), 일본에서는 엄니 노루(キバノロ)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일반인들은 노루와 고라니를 헷갈려 하는데 노루와 고라니의 차이점은 노루는 엉덩이 색깔이 흰색이지만 고라니는 그렇지 않다. 또 노루는 수컷은 뿔이 있지만 고라니는 암컷 수컷 둘 다 뿔이 없고 수컷은 송곳니가 입 밖으로 돌출되어 있다.

밭의 작물을 마구 파헤쳐 먹는데 먹성도 매우 좋아 농가에 입히는 피해가 커서 유해조수로 지정되었다. 오죽하면 기껏 고생해서 남 좋은 일 했다는 뜻으로 "산중 벌이하여(농사지어) 고라니 좋은 일 했다."라는 속담이 있다. 적상추, 고추순 따위를 좋아하고 특히 콩잎에 환장하지만 들깨는 싫어한다. 농촌 지역 관공서에서는 농정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고라니 방지망 설치를 보조해주기도 한다.


울음소리가 매우 듣기 거슬리기로 유명하다. 12 고라니가 울음소리를 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한다. 자신의 영역에 침범한 다른 고라니를 쫓아내려는 경고, 짝짓기를 하기 위해 수컷 고라니가 암컷 고라니를 부르는 구애,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양육. 그런데 이 울음소리가 마치 절규하거나, 술 취한 남자가 고성방가하는 것 아닌가, 혹은 귀신의 비명인가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고라니 울음소리임을 아는 사람이라도 밤중에 들으면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난다. 군대를 다녀온 이들이라면 한밤중에 경계근무 서다가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경험이 한두 번씩은 있고 간혹 고라니 잡으려다가 부상당하는 경우가 있어서 군대썰로도 많이 등장하는 소재이다.


다만 군부대에서 고라니에게 부상당했다는 이야기는 노루 아니면 농장에서 탈출한 꽃사슴을 고라니로 잘못 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라니는 체중이 중형견 수준으로 적게 나가는데다 공격방법도 돌진하며 들이받는 정도라 사람을 넘어뜨릴수는 있어도 크게 위협이 되진 않는다. 공격성 측면에서도 고라니는 소형 사슴인지라 사람이 붙잡거나 포위한게 아닌 이상은 달아나는편을 더 선호한다. 다만 고라니를 조우하게 되는 장소는 보통 숲 아니면 산지같이 거친 지형인데다 만나는 사람 역시 군인들 외에는 산골 노인들이 대부분인지라 고라니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생각외로 크게 다치는 경우는 있다.


사슴답게 순간적인 속도는 매우 빠르지만 순발력에 비해 지구력은 상당히 약한편이라, 지친 상태에서는 인간을 상대로 달리기에 지기 때문에 무조건 거리를 유지한채 힘을 빼놔야 한다. 일단 체력이 다 떨어지면 바로 그 자리에서 저항 한번 하지 않고 죽은 듯이 풀썩 쓰러져 체력이 회복되길 기다렸다가 다시 달아나기 때문에 생포하기 쉬운 편. SBS 뉴스에서도 그물에 그냥 잡힌다.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적으로 보면 고라니는 멸종 위기 동물이다. IUCN 적색 목록에서 멸종위기인 '취약(Vulnerable)'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사자, 하마, 치타, 향유고래와 같은 등급이다. 유독 한국에서만 사냥 허가가 날 정도로 드글드글하게 많은데, 전 세계의 고라니 중 90%가 한국에 서식한다고 한다. 전세계 고라니 분포 한국 고라니 분포 원래 화석 기록으로 보면 동아시아 전체에 서식하였으며, 일본 열도, 타이완, 베트남에서도 서식한 듯 보이지만 멸종된 원인은 불명이다. 북한에서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오래전부터 서식 중인 동물이나, 동북부 함경도 권역 일대, 특히 위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다시피 함경북도에 가까운 곳에는 원래 없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러시아의 호랑이 보호구역인 표범의 땅 국립공원(Земля леопарда)에 고라니가 새로 서식하기 시작해 북한에서 두만강을 건너와 서식 영역을 넓혔다고 추측되는 중이다. 50년대에는 함경남도 남부의 산에도 고라니가 처음부터 없던 것을 황해도 구월산 고라니를 가져다놓으니 번식을 했다는 기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