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크 스넬 Blake Snell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No. - 좌완 투수
본명
블레이크 애슈턴 스넬
Blake Ashton Snell
출생
1992년 12월 4일 (31세)
워싱턴 주 시애틀
국적
미국 국기
미국
학력
쇼어우드 고등학교
신체
193cm | 102kg
포지션
선발 투수
투타
좌투좌타
프로 입단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2번, TB)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 (2016~2020)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021~2023)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24)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2025~)
계약
2025 - 2029 / $182,000,000
연봉
2025 / $
에이전트
보라스 코퍼레이션
구위만큼은 정상급이지만 통산 BB/9이 4.1일 정도로 제구력이 떨어지고 이닝 소화력이 매우 나빠 오로지 구위 하나만 믿고 가는 유형의 좌완 강속구 투수. 이닝 소화력이 엉망진창인 까닭은 극악의 제구로 인한 볼넷으로 인한 투구수도 문제지만,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때문에 운이 따라주는 시즌은 타자들을 찍어누를 수 있는 훌륭한 구위 덕에 사이 영 상 수상까지도 가능할 정도의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운이 그저 그런 대부분의 시즌에는 규정 이닝도 채우기 버거워하는 하위 선발급 성적을 찍는 양날의 검과도 같은 투수.
스넬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큰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무지막지한 구위이다. 컨디션이 좋을 때의 스넬은 좌완 선발 투수들 중 손에 꼽히는 구속인 평균 95~96마일, 최고 99마일의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압도한다. 하지만 사실 스넬의 최대 강점은 패스트볼이 아니라 변화구의 구위에 있는데, 사이 영 상을 수상한 2018시즌 스넬이 던진 공들의 구종가치를 살펴보면 패스트볼 8.9(AL 6위), 슬라이더 10.6(AL 5위), 커브 13.2(AL 2위), 체인지업 7.2(AL 2위)로 모두 리그 최상위권이다.
특히나 전매특허인 폭포수 커브는 스넬의 결정구로 평균 81~82마일 정도를 기록하며 파워커브에 가까운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체인지업 역시 완성도가 상당히 뛰어난데 위 움짤만 봐도 어느 정도 느껴지겠지만 피치 터널이 길다 보니 타자들이 쉽게 속는다. 평균 구속은 약 88마일 정도이며 스텝업하기 전인 2017 시즌까지 스넬이 주력으로 이용하던 변화구가 바로 이 체인지업이었다. 슬라이더는 한때 느린 구속으로 인해서 스넬의 구종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구속을 끌어올리고 횡무브먼트 역시 전에 비해 강해지면서 2018 시즌에는 1할대 피안타율을 기록하는 등 위협적인 구종으로 변모했다. 이렇듯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의 구위는 좌완 선발 투수들 중 한 손에 꼽힐 정도로 뛰어나다.
하지만 이런 뛰어난 구위에도 불구하고 스넬이 대부분의 시즌에서 규정 이닝도 못 채우는 하위선발급 성적을 찍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극악의 제구. 제구는 결코 좋지 않은 편으로 마이너 시절을 포함해도 BB/9이 3 밑으로 내려간 게 2015년 트리플A 시절 딱 한 번이며 메이저 데뷔시즌인 2016년에는 무려 5.16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8 시즌에도 K/9은 11을 넘는데 BB/9이 3.19를 기록해 볼삼비가 3점대에 머물고 FIP도 이 볼넷 때문에 ERA보다 1 넘게 높은 2.95를 기록해 WAR 계산에서도 손해를 봤다.
또한 스넬은 이상하게도 1~3회까지는 언터쳐블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4~6회로 가는 순간 망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이로 인해 이닝 당 투구 수가 상당히 많아 이닝 소화력은 현역 선발 투수 중 상당히 나쁜 편이다. 사이 영 상을 받은 2018년, 2023년을 제외하면 130이닝 이상 기록한 시즌조차 없다. 웃긴 건 규정 이닝을 유이하게 소화한 두 시즌에는 모두 리그를 파괴하는 활약을 펼치며 사이 영 상급 투수로 돌변했다는 점. 이 말은 즉 제구만 어느 정도 되고 운만 따른다면 충분히 에이스급의 투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즌에서는 볼질만 하다가 조기강판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계산이 전혀 안 서는 로또형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러한 로또스러움을 스넬의 유니크함으로 분석한 시각도 있다. [원문][번역글] 투구수가 많아지지만 볼넷 주는 것을 꺼리지 않고 투구하되 다양한 (예측이 힘든) 결정구로 삼진이나 땅볼/뜬공으로 유효타를 허용하지 않는 방식이 2023년에 이어 2024년 부상 복귀 후 후반기에도 꾸준하게 먹히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단순히 운으로만 치부할 수 없을 수도 있겠다.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구속과 구위, 구종의 완성도 자체는 뛰어나지만 극악의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 등 선발투수로서 치명적인 약점 또한 가지고 있는 양날의 검과도 같은 투수. 물론 이런 투수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긁히는 날에는 그야말로 랜디 존슨의 재림이 될 정도로 정상급의 피칭 내용을 선보이곤 하지만 시즌 별 기복이 매우 커 대부분의 시즌에서는 규정 이닝도 못 채우는 하위선발급 성적을 보여주었다.
2018년에 아메리칸 리그 사이 영 상, 2023년에 내셔널 리그 사이 영 상을 수상하면서 역대 7번째 양대 리그 사이 영 상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였다. 양대 리그 사이 영 상 수상 자체는 메이저리그의 역사적 대기록으로 2023년을 기점으로 명예의 전당 떡밥이 나오기 시작했다.
스넬의 강점은 바로 높은 고점. 애초에 고점이 이 정도로 높지 않았더라면 명예의 전당 떡밥이 생길 일도 없었을 것이다. 스넬 이전까지 양대리그 사이 영 상 수상자는 6명인데 현역인 맥스 슈어저와 약물 파동이 있었던 로저 클레멘스를 제외하고 모두 명전 입성에 성공했다. 그렇기에 오로지 임팩트만 따지면 합격점에 들어갈 수 있어 보인다.
하지만 스넬은 고질적 약점인 제구력으로 인해 이닝을 많이 못 먹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잔부상까지 잦은 편이라 아무리 투수 분업화 시대에 뛰는 투수라고 하더라도 누적 성적이 명전급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턱없이 부족하다. 우선 통산 누적 이닝, 다승, 탈삼진 같은 클래식 누적도 부족하고, 세이버 또한 2023 시즌 종료 시점까지 bWAR 20.2에 그쳤다. 임팩트가 없다는 가정하에는 당연히 첫턴 광탈감이며, 임팩트로 만회한다고 해도 지금 은퇴한다면 저조한 득표율로 몇번 버티다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어쩌다 보니 그동안 명전급 투수들이 양대 리그 사이 영 상을 수상한 것이지, 양대 리그 사이 영 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명전급 투수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을 찾자면 FA 자격을 취득한 시점에서 스넬의 나이가 30대 초반으로 아직 젊은 편에 속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구위가 하락하는 문제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는 중이기에 남은 커리어 동안 사이 영 상을 몇번 더 추가하거나 2018 시즌, 2023 시즌과 같은 폼을 꾸준히 보여주며 추가적으로 누적 스탯을 쌓는 것이 조금이나마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일 것으로 여겨졌으나 FA 재수를 택한 2024 시즌엔 스프링 트레이닝을 거른 여파로 전반기를 망치게 됨에 따라 스넬의 명전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봤던 극소수의 의견 또한 자연스럽게 줄고 있다. 그나마 후반기에는 2023년으로 돌아오며 반등했으나 고점에 비해 안정성이 너무나도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